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술잔에 비친 내얼굴

그냥은 2006. 2. 2. 12:06

흔들리는 백열등 아래

조금은 손때가 묻은 소주잔에 가득히 따르고

짜르르 하는 뱃속의울림을 즐기며 얼른 한잔 입으로 가져가다가

문득 잔속에 비치는  얼굴을 바라본다

 

찬찬히 들여다 보면 거기에 웬 찌그러진 얼굴이 나를 치어다 본다

보기가 싫다

얼른 마셔버리고 또 한잔을 따른다

 

또 거기에 못생긴 얼굴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

기분이 않좋다

 

커다란 컵에 부어서 마셔버린다

 

다른 술병을 집어든다

병에 아른거리는 넓게 퍼진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

입가에  웃음이 번지며 기분이 좋아진다

 

짜~식이 못생겨가지고서리...

 

한잔 또 한잔

빈술병이 늘어간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