흔들리는 백열등 아래
조금은 손때가 묻은 소주잔에 가득히 따르고
짜르르 하는 뱃속의울림을 즐기며 얼른 한잔 입으로 가져가다가
문득 잔속에 비치는 얼굴을 바라본다
찬찬히 들여다 보면 거기에 웬 찌그러진 얼굴이 나를 치어다 본다
보기가 싫다
얼른 마셔버리고 또 한잔을 따른다
또 거기에 못생긴 얼굴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
기분이 않좋다
커다란 컵에 부어서 마셔버린다
다른 술병을 집어든다
병에 아른거리는 넓게 퍼진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
입가에 웃음이 번지며 기분이 좋아진다
짜~식이 못생겨가지고서리...
한잔 또 한잔
빈술병이 늘어간다